솔직히 말해서, 고학력 대학 나온 사람들이 극우 스피커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오히려 박사 학위까지 딴 사람들이 혐오 발언이나 음모론을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퍼뜨리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아니, 공부 많이 해도 결국 저렇게 되네? 그럼 지식이 무슨 소용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지식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칼이 있으면 그걸로 요리도 하고 사람도 해칠 수 있듯이, 지식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니까. 고학력자가 극우가 되는 건 지식의 문제라기보단, 그 지식을 어떤 맥락에서, 어떤 가치관과 연결해서 쓰느냐의 문제다.
우리가 더 많은 지식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가짜 논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극우 스피커들이 무섭게 들리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사용하는 말이 논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앞뒤 안 맞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지식을 더 쌓으면, 그 말이 허술하다는 걸 파악할 수 있고, 그만큼 덜 흔들리게 된다.
- 지식을 방패이자 무기로 활용하기 위해
세상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들이 생긴다. 기후 위기, 경제 위기, 전쟁, 기술 변화 등등. 이런 걸 그냥 감에 의존해서만 대처하면 쉽게 속거나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지식은 그런 복잡한 현실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 극단적인 목소리 대신 새로운 길에 대한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세상을 단순히 “흑백”으로 나눌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이건 꽤 중요하다. 왜냐면 극우나 극단적인 주장들은 보통 “세상은 단순하다, 답은 이거 하나뿐이다”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그런데 우리가 더 넓고 깊은 지식을 갖추면, 단순한 답 대신 더 복잡하지만 현실적인 길을 찾을 수 있다. 애초에 간단한 명제를 기대하지 말라. 정치와 사회에는 이론만 존재하지 않는다.
- 개인적인 사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지한 상태에서 사는 건 사실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누군가가 쉽게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식은 결국 자기 주체성을 지키는 힘이다. 남이 뭘 말하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주니까. 저주이자 축복인 셈이다.
결국, 고학력자가 극우가 되는 걸 본다고 해서 “아, 공부는 소용없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단순한 반응이다. 오히려 그걸 보면서 “그래서 우리가 더 공부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 왜냐면 세상을 더 깊게 이해하고, 왜곡된 지식에 맞설 수 있고,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내려면 결국 지식이 필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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